2020휴먼스오브금천-김무메 살구여성회 활동가 인터뷰
글쓴이 : 마을관리자 작성일 :20-12-09 11:48 조회 : 419회 댓글 : 0건본문
서로 도우며 사는 행복이란
김무메 선생님, 살구평생학교 수강생이자 봉사자의 삶
살구여성회를 이용하는 지역 여성이 다시 살구여성회를 통해 봉사하는 사례는 흔한 편이다. 살구평생학교의 수강생인 김무메 선생님도 그중 한 분이다. 김무메 선생님은 살구여성회를 통해 어릴 적 이루지 못한 배움의 꿈을 이루고 또 봉사에 참여하며 서로 돕는 인생의 아름다운 표본으로 살고 있다.
느즈막이 찾아온 배움과 봉사의 기회
김무메 선생님과 살구여성회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대명시장 안쪽 지하에 사무실이 있을 때부터였어요. 아주 오래됐죠. 그때 살구평생학교를 통해 영어와 한문을 배웠습니다. 저는 어릴 적 공부에 욕심이 많았는데, 형편이 좋지 않아 일찍 일을 시작했거든요. 그 시절 ‘여자는 시집만 가면 된다.’라는 생각이 팽배했는데, 저는 그게 참 싫었어요. 그래서 집에 신문 배달이 오면 신문에 있는 글자를 따라 쓰면서 글자 연습을 했어요. 그만큼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었기에 살구여성회의 문해 교육이 제겐 큰 기회였고 기쁨이었죠.
그렇게 살구여성회에서 공부를 시작하셨는데 어떻게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게 됐나요?
공부하러 살구여성회에 드나들면서 자연스럽게 경로 무료급식소의 식사 준비를 돕기 시작했어요. 제가 살구여성회에 처음 온 게 50대 초반이었으니 60대 초반까지 10년 가까이 공부하면서 봉사도 함께 한 거죠. 어르신들 식사 준비하고 설거지도 하고, 다 치우고 나면 활동가들과 모여 함께 식사하는 게 참 즐겁더라고요.
살구여성회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다면 들어보고 싶습니다.
독산동에서 바자회를 열었을 때요. 바자회에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직접 김자반을 만들어 포장했어요. 그걸 바자회에서 팔아 수익금을 살구여성회에 기부했죠. 그런 소소한 기부를 몇 번 했는데 스스로 뿌듯하더라고요.
또 충청도에 사과 따러 간 일도 기억에 남아요. 제가 어릴 적 학교를 거의 다니지 못해서 당연히 수학여행을 가본 적도 없어요. 그래서 살구여성회 사람들과 사과 따러 간 그날이 저한테는 수학여행이 된 거예요. 정말 즐거웠죠.
일생의 소원, 소중한 졸업장
살구여성회와의 좋은 경험들이 김무메 선생님의 삶에 좋은 영향을 줬으리라 짐작됩니다.
배우는 기쁨, 그게 가장 큰 영향이죠. 살구평생학교를 다닌 지는 오래됐지만, 집안 살림하면서 공부하는 게 사실 어렵거든요. 그래서 항상 마음속에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정말 열심히 배워보려고 마음먹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수업을 많이 못 들었죠. 그래도 원격수업이 열리니까 배울 만해요. 지금 제가 초등 4학년 과정을 배우고 있는데 내년에는 꼭 졸업장을 따고 싶습니다.
원격수업이 어렵진 않나요?
저야 알려주는 대로 듣고 누르면 되니까 괜찮은데, 준비하시는 분들이 오히려 고생이 많을 것 같습니다. 늘 감사한 마음으로 수업을 듣습니다.
연세가 적지 않으신데 공부에 열의를 갖는 것도, 원격수업에 적응하신 것도 대단하세요.
저는 그리 대단하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내가 소원하던 바를 이루기 위한 과정이니까요.
마지막으로 선생님의 삶에 있어 살구여성회는 어떤 의미인지 여쭤볼게요.
기쁨을 주는 곳이요. 내가 꿈꾸던 학교생활을 경험하고, 봉사활동의 기쁨도 알려준 곳이죠. 제가 살구여성회의 도움을 받아 한글 교육을 받고, 또 제가 할 수 있는 일로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경험 그 자체가 기쁨입니다. 서로 돕고 도움받으며 사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살구여성회 덕분에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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