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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휴먼스오브금천-박명숙 살구여성회 활동가 인터뷰

글쓴이 : 마을관리자 작성일 :20-12-09 12:33 조회 : 410회 댓글 :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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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침을 전하고 사랑으로 되돌려 받다

박명숙 선생님, 당연했던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끼게 한 살구여성회

 

박명숙 선생님은 살구여성회의 10년 차 베테랑 영어 선생님이다. 어르신과 아이들의 영어를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박명숙 선생님은 오히려 배우시는 분들이 제가 드리는 가르침 이상의 사랑을 베풀어 주신다.”라며 10년 봉사활동의 소회를 밝혔다.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다는 박명숙 선생님은 생에 아름다운 순간은 단연 오늘이라며 살구에서의 행복을 이야기했다.

 

공부하는 오늘을 즐겨라!

 

선생님은 어떤 계기로 살구여성회 활동을 시작했나요?

2010년도 10월경, 엄마가 아프셔서 일을 그만두고 간호를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살구여성회에서 활동하고 계신 분이 영어 봉사활동을 제안하셨어요. 처음엔 찾아가는 어르신 공부방에 참여했고, 이후 살구평생학교에서 영어 수업을 맡게 됐습니다.

 

영어 수업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영어 수업은 총 3단계입니다. 1단계에서는 아주 기초적인 내용을 다루고 2, 3단계는 중등 영어 수준입니다. 실제 수업도 중학교 영어 교과서로 진행합니다.

 

주로 어르신들이 듣는 수업이기 때문에 중등 영어라고 해도 학습량이 많이 요구될 것 같습니다.

꼭 그렇지는 않아요. 가끔 숙제도 내는데 체계적으로 검사하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어르신들은 갑자기 아픈 날도 더러 있잖아요. 그런데 공부가 짐처럼 느껴지면 의욕이 사라질까 봐 강요하지 않아요. 그저 살구평생학교에 꾸준히 나오셔서 공부하는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도록 가르쳐 드리는 게 함께 행복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르신들께 영어를 가르치며 아쉬운 점도 있나요?

봉사자가 더 많아져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여러 가지를 가르쳐 드리고 있지만, 과목을 늘릴 수도 있고 영어 수업도 좀 더 세분화해서 재미있는 체험 수업을 열면 수강생들이 더 즐겁게 공부할 수 있겠죠.

 

듣기만 해도 선생님의 수업에 대한 열의가 느껴집니다. 이렇게 열의가 넘치는 선생님이지만, 처음 영어를 배우는 분들이 수업에 적응하도록 돕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처음 오시는 분들은 상담 후에 일단 수업을 들어보시라고 해요. 첫 수업부터 뭔가 배워야겠다는 마음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환경을 파악하시는 거죠.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사람은 불안하고 걱정이 많아지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농담 삼아 한 달만 와서 버티면 끝까지 간다.”라고 말씀드리는데, 욕심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오신 분들은 끝까지 남아계시고 다른 사람들 공부하는 모습에 주눅이 들면 못 오시는 거지요.

 

아이들 영어수업도 진행하고 계신데 어르신들 가르칠 때와 어떻게 다른가요?

어르신들은 아이들이 영어 한 두 마디만 해도 참 부러워하세요. 어릴 때는 가르친 만큼 실력이 쑥쑥 늘잖아요. 그래서 저는 배운 것을 잊어버리면 다시 채우면 된다.”라고 늘 이야기해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배우는 겁니다. 잊어버리면 다시 읽고 배우면 그만이지요.

 

복잡했던 마음에 꽃을 피운 계기

 

선생님의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수강생들에게 잘 전달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살구여성회 활동이 박명숙 선생님의 삶에 영향을 준 부분이 있나요?

저는 집이 부유하진 않았지만, 부모님이 많은 사랑과 배움의 기회를 주셨거든요. 덕분에 지식을 쌓고 이렇게 살구여성회에서 활동도 할 수 있었지요. 그 모든 것이 예전에는 당연했다면 지금은 감사함을 느끼거든요. 그런 긍정적인 마음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께 살구여성회가 어떤 의미인지 여쭤볼게요.

제게 살구여성회는 새로운 인생의 시작점입니다. 엄마가 아프셔서 일을 그만뒀을 때, 마음속에 불안이 있었어요. ‘나도 내 생활이 있는데 이렇게 엄마 곁에만 있어야 하나?’, ‘한참 일해야 할 시기인데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들로 복잡했지요.

그런 가운데 살구여성회에서 봉사를 시작했고 마음속 불안이 잦아들었어요. 오히려 엄마를 돌보면서 직업의 끈을 놓지 않고 이웃에 봉사도 하는 두 번째 삶이 시작된 거죠. 살구여성회를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도 불안하고 피폐한 마음으로 살지 않았을까, 하고 예상합니다.

그리고 제가 살구여성회를 만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것처럼 살구여성회 역시 전환점을 맞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 마음이 어려웠던 시절 살구여성회를 만나 돌파구를 찾은 것처럼 저를 포함한 활동가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열심히 운영하면 더욱 화사한 살구꽃이 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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