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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휴먼스오브금천-노탐주 살구여성회 활동가 인터뷰

글쓴이 : 마을관리자 작성일 :20-12-09 12:15 조회 : 335회 댓글 :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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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재능의 나눔으로 완성한 선율

노탐주 선생님, 타인을 위해 재능을 나누는 기쁨을 맛보다

 

우리나라가 한참 성장기를 거칠 무렵, 피아노는 특정 계층이 배울 수 있던 상징적 악기였다. 그래서 지금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피아노가 어려운 시절을 거쳐온 세대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러한 시선으로 피아노를 바라보는 세대의 간절함을 이해했기에 노탐주 선생님의 피아노 수업은 언제나 즐거웠고 기쁨이 흘렀다.

 

이웃의 제안으로 시작한 재능기부

 

선생님은 어떤 계기로 살구여성회에서 활동하게 됐나요?

제가 마포구에서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다가 금천구로 이사 오면서 하던 일을 정리하고 집에서 아이들 몇 명만 지도했어요. 그러다 한 동네 사는 친구가 살구여성회라는 단체에서 재능기부를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하더라고요. 그래서 살구여성회를 처음 알게 됐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집에서 아이들 지도하는 것과 살구여성회 활동 두 가지를 병행했는데 시간이나 체력적으로 여유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 아이들 지도하던 것을 정리하고 3년간 살구여성회 봉사활동에만 전념했습니다.

 

하던 일을 정리하고 봉사활동에 전념하다니 열의가 대단하십니다. 당시 살구여성회에서는 어떤 교육을 담당하셨나요?

피아노를 가르쳤어요. 어르신 중에 피아노를 배우고 싶은 분이 예상외로 많았습니다. 어르신들이 자란 시대에는 피아노 교육이 활성화되지 않았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학원 문을 두드리기가 쉽지 않았을 거예요. 그 마음을 헤아렸기에 기쁜 마음으로 가르쳐 드렸습니다. 수강생분들도 참 열심히 배우셨어요. 제가 열심히 가르치기도 했고요(웃음). 처음에는 피아노 1대가 있었는데 나중에 3대까지 늘릴 정도로 굉장히 반응이 좋았어요.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제가 좋아서 한 일이라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또 수강생들이 매번 기쁜 얼굴로 피아노를 쳤어요. 결석도 거의 없었고요. 모든 면에서 즐거웠고, 생각해보면 그때가 살구여성회 활동이 참 왕성했던 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나눔에도 책임감이 있기에

 

살구여성회에서 활동하며 보람도 많이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경제적인 목적이 있었는데, 살구여성회에서 성인들을 대상으로 가르칠 때의 목적은 오로지 나눔이잖아요. 게다가 어르신들이 피아노 학원의 문턱을 넘는 게 어려워서 돌고 돌아 찾아온 곳이 살구여성회였고, 그 마음을 헤아리다 보니 이 나눔 활동에 진심이 담기게 되더라고요. 다들 얼마나 열심인지 진도를 열심히 따라잡고 체르니까지 배웠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살구여성회에 가길 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봉사도 어떤 기회가 맞아떨어져야 가능하잖아요. 제게 타인을 도울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 사람들의 진정성을 만날 수 있었던 귀한 계기가 살구여성회를 통해 찾아왔던 거죠.

 

 

 

살구여성회 활동을 아름답게 기억하고 계신데요. 다시 활동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요?

다시 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 합니다. 요즘은 제가 손녀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는데 주말만 가르치는 데도 힘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 정도에 벅찬데 다시 내가 봉사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망설여지는 거죠. 제 나이가 곧 70세니까요.

또 책임이라는 무게도 있죠. 젊은 시절엔 제 나이 70세쯤 되면 시간이 많아서 재능을 기부하고 사는 데 여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그 나이에 가까워지니 재능이란 그저 기부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떤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우러 오는 분들도 황금 같은 시간을 쪼개서 오는 건데 제가 힘들다고 대충 가르쳐도 안 되고, 또 가르침을 전할 때 어떤 목표를 만들고 목표달성까지 함께 달려야 하잖아요.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 이제 체력이 부족해서 다시 활동하는 게 망설여집니다.

 

가르침에 있어 책임감을 갖고 함께 달려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인상 깊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의 삶에서 살구여성회가 어떤 의미였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나눔이란 것에 대해 몸소 깨닫게 됐다는 의미가 있지요. 저는 살구여성회를 통해 처음 나눔이라는 것을 해봤습니다. 이웃과 나눈다는 게, 타인을 위해 재능을 쓸 수 있다는 게 이토록 소중하다는 것을 실감한 계기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살구여성회 활동 이후로 사소한 것에 감사를 느낍니다.

매사에 감사하고 내가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살구를 통해 선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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