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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휴먼스오브금천-정순금·나칠훈·성연모 살구여성회 활동가 인터뷰

글쓴이 : 마을관리자 작성일 :20-12-09 12:26 조회 : 362회 댓글 :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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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

 

정순금·성연모·나칠훈 선생님, 봉사 활동을 즐기는 세 명의 이웃사촌

 

긴 장마가 지나간 늦여름, 뽀송뽀송한 햇살처럼 웃는 나이 든 소녀들을 만났다. 마치 자매인 듯 웃는 눈매가 닮은 세 분은 살구여성회의 정순금·성연모·나칠훈 선생님이다. 세 분은 한동네에 살고 있어서 당연한 일상처럼 함께 있는 때가 많다고 한다. 살구여성회에서도 함께 봉사하며 곁의 사람들까지도 웃음 짓게 만드는 정순금·성연모·나칠훈 선생님을 만나 이들의 행복한 봉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매처럼 닮은 세 명의 이웃사촌

 

정순금·성연모·나칠훈 선생님 세 분은 언제봐도 자매처럼 닮은 데다 늘 다정해 보이십니다. 세 분 어떤 사이인지 여쭤도 될까요?

우리 셋이 같은 아파트에 살아요. 처음에는 저 혼자 따뜻한 밥집에 봉사 활동을 다녔는데 나중엔 셋이 함께 다니게 됐죠. 셋이 하니 저도 더 열심히 봉사하게 됐고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셋이 함께 살구여성회에 봉사 활동을 다닌 지 어느덧 10년이 넘었습니다.

 

봉사 활동이 주는 행복이 분명 있지만 10년씩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는데요. 봉사 활동을 나오면 어르신들이 저희 시아버지 같더라고요. 그래서 어르신들에게 더 잘해드리고 싶고, 집에 돌아오면 시아버지에게도 더 다정하게 대했어요.

정순금 선생님 : 저는 봉사 활동에 다녀오면 나도 뭔가 해낼 수 있구나.’라는 마음이 들어서 늘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다닌 것 같습니다.

 

봉사 활동 중에 기억나는 일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성연모 선생님 : 따뜻한 밥집에서 음식 나르는 일을 하는데 어떤 어르신이 양말을 갖고 오셔서 제 주머니에 넣어 주신 적이 있고, 사탕을 넣어 주시는 분도 계셨어요. 본인이 음식을 대접받는 어르신인데도 같이 나눠 먹고 싶다면서 반찬을 갖고 오는 분도 계시고요. 그만큼 정 많은 어르신을 많이 뵈었죠. 그러다 한 번씩 얼굴이 안 보여서 알아보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는데, 마음이 아주 아팠어요.

정순금 선생님 : 그런 속상한 소식을 들을 때면 우리도 건강을 잘 챙겨야겠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지금 하는 활동들 오래 이어갈 수 있으니까요.

나칠훈 선생님 :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어르신들을 많이 못 뵈었어요. 얼굴 잊어버릴 정도예요(웃음).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완화돼서 어르신들 건강한 얼굴 뵈면 좋겠습니다.

 

세 분 정말 즐겁게 봉사 활동하신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아무래도 급식소 봉사다 보니 힘든 순간도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성연모 선생님 : 글쎄요, 이 순간들이 즐겁다는 생각이 커서 힘들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어요. 만약 봉사 활동을 힘들다고 생각하면 봉사가 아닌 일이 돼버리잖아요.

정순금 선생님 : 저도 마찬가지예요. 힘들다고 느낀 적은 아직 없어요.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때는 바로 오늘

 

세 분에게 봉사란 어떤 의미인가요?

나칠훈 선생님 : 정말 단순하게 너무 좋다고 말할 수밖에요. 물론 집안일 하면서 봉사 다니는 게 피곤할 때도 있긴 해요. 그런데 막상 오면 피곤함은 말끔히 사라져요.

정순금 선생님 : 셋이 똑같이 그런 마음으로 봉사를 합니다.

 

그렇다면 봉사 활동을 통해 세 분의 삶에 어떤 변화도 생겼나요?

나칠훈 선생님 : 많은 변화가 있었죠. 저는 집에 돌아와서 가족들에게 좀 더 따뜻하게 대하려고 노력해요. 제 기쁨으로 봉사를 다니면서 가족들에게 소홀히 하면 안 되니까요. 가족들도 제가 꾸준히 봉사하는 것을 응원해줍니다.

성연모 선생님 : 지금은 시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제가 20년 넘게 모셨거든요. 그렇게 오래 같이 살았으면서 시아버지 돌아가신 후에 그동안 못 해 드린 게 생각나더라고요. 그런 마음을 봉사 활동 나와서 많이 해소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살구여성회 활동 외에 다른 봉사 활동도 다니고 지역 주민자치위원으로도 활동합니다. 봉사 활동이 제 삶에 활력을 준다고 느낍니다.

 

그렇다면 정순금·성연모·나칠훈 선생님은 인생에서 가장 반짝이던 순간을 언제로 기억하세요?

성연모 선생님 : 저는 딸 하나 키우며 사는 게 전부였는데, 봉사 활동을 다니면서 제 인생이 많이 넓어졌다고 느꼈습니다. 내 인생이 이렇게 넓었구나, 많은 걸 할 수 있구나, 그런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내내 반짝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칠훈 선생님 : 저는 딸들 결혼시키고 나니 왠지 홀가분하더라고요. 그래서 봉사 활동을 하게 됐고, 저의 인생 후반전이 시작됐다고 느꼈죠.

정순금 선생님 : 애들 키울 때는 살기 바빠서 타인을 돕는 즐거움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니 봉사 활동도 다닐 수 있고, 이렇게 웃으며 살 수 있는 지금이 반짝이는 인생이겠죠.

세 분 이야기를 들을수록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마지막으로 세 분께 아직 꿈이 있다면 어떤 꿈인지 여쭤볼게요.

나칠훈 선생님 : 꿈이라면 오로지 건강입니다. 건강하게 끝까지 봉사하는 인생을 꿈꿉니다.

성연모 선생님 : 지금이 제 인생의 황금기라고 느껴요. 그저 지금처럼만 살아가는 게 꿈입니다.

정순금 선생님 : 저도 봉사하며 사는 현재에 만족하거든요. 지금처럼 변함없이 어르신들 위해 봉사하고 살구여성회 활동가들과 하하 호호 웃으며 지내는 것, 그보다 아름다운 꿈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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