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휴먼스오브금천-주혜영 살구여성회 활동가 인터뷰
글쓴이 : 마을관리자 작성일 :20-12-09 12:28 조회 : 393회 댓글 : 0건본문
연대하고 나누며 깨우친 인생의 가치
주혜영 회장, 살구여성회에 맞는 옷이 되기까지
지역 여성을 위한 민간단체인 살구여성회지만 종종 다른 지역에서 활동에 참여하거나 임원 자리를 맡기도 한다. 주혜영 회장 역시 그러했다. 비록 금천구에 살지 않았지만, 누구보다도 살구여성회를 아꼈고, 활발하게 활동했다. 지금도 “살구여성회의 장점은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사업을 끌고 나가 결실을 맺는 것”이라 자부하는 주혜영 회장 역시 그렇게 결실을 맺어온 소중한 살구의 일원이다.
‘지역’은 작은 잣대일 뿐
주혜영 회장님은 금천구 주민이 아니지만 살구여성회에서 활동을 하셨어요. 어떤 계기로 함께 하실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우연한 기회에 김주숙 교수님이 살구여성회에서 함께 활동하자고 권유해주셨어요. 처음에는 내가 금천구에 살지 않아서 적절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이웃에 봉사하는 데 거주지가 꼭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용기 내서 활동을 시작했죠. 이왕 용기 내서 시작한 봉사활동이니 내가 이 조직에서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늘 고민했어요.
살구여성회 회장으로 계실 때 중점적으로 추진하신 일은 무엇인가요?
놀이터 사업인 ‘얘들아 놀자’를 집중적으로 진행했습니다. 놀이터 사업은 아이들의 만족감 못지않게 부모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맞벌이하거나 돌봄이 어려운 부모는 아이들이 동네 놀이터에서 노는 게 불안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살구여성회의 놀이터에 보내면 안심이 되고 또 새로운 놀이문화를 배워오니까 굉장히 좋아했죠.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아이들을 위한 놀이문화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여전합니다.
네, 맞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장난감이 없으면 못 놀아요. 우리 어릴 때는 숲이나 강가만 가도 주위에 모든 게 장난감이었는데 말입니다. 장난감을 손에 쥐여주지 않아도 놀 거리를 스스로 찾아야 창의력이 생기는데, 그런 환경을 만드는 역할에 살구지역아동센터가 일조하고 있다고 봅니다. 살구여성회의 장점이 일단 시작한 일은 어떻게든 끌고 나가서 결과를 맺는다는 겁니다. 제가 회장으로 있을 당시 놀이터 사업이 지금 지역아동센터라는 결과로 예쁜 매듭이 완성됐다고 생각합니다.
살구여성회를 통해 깨우친 연대의 아름다움
살구여성회 활동에 있어 놀이터 사업 외에도 집중하셨던 부분이나 꼭 해보고 싶었지만 실행하지 못했던 사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놀이터 사업 외에도 부모 교육, 봉사자들 교육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바자회를 틈틈이 열어 주변 이웃들과 연결하는 자리도 만들었고요. 맡은 사업들은 열심히 진행했지만 제가 시도해보고 싶었던 프로그램을 마저 도전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저는 지역아동센터를 기점으로 발달이 조금 늦거나 또래들 사이에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들의 사회성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싶었어요. 어린아이들도 결국 사회 속에서 생활하는데 모든 문제를 부모가 해결하는 건 벅찬 일이죠. 그래서 기획한 프로그램이었는데 공모사업으로 선정이 안 돼서 아이디어에서 그쳤지요.
말씀하신 내용은 지금 사업으로 추진해도 전혀 흠잡을 데 없이 좋은 활동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살구여성회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일도 하나 들려주세요.
살구여성회 활동가들과 알아가고 지역 공동체의 여성들과 워크숍을 가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참 좋았습니다. 각자 사는 곳이 다르고 활동하는 내용이 다르지만 크게 보자면 활동의 목표가 닮은 여성들이 모이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고, 지금까지도 제 마음에 양식으로 남아있죠.
마지막으로 주혜영 회장님에게 살구여성회는 어떤 의미인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저는 교육학을 전공해 학교에 출강하고, 오랫동안 어린이집을 운영한 사람입니다. 그런 입장에서 처음엔 교육하는 봉사활동을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랬던 제가 살구여성회 활동을 통해 재능과 나눔에 대해 통합적으로 보는 눈이 생겼어요. 이웃과 연대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 보람을 느끼는 경험이 생에 큰 의미였습니다. 살구여성회 일을 하며 인생의 가치를 많이 배웠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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